10일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힌두교 마을에서 거주하는 8세 소년이 지난달 종교 서적이 보관된 도서관 카펫에 소변을 누자 ‘신성 모독’ 혐의로 기소됐다.
이 소년은 파키스탄에서 신성 모독 혐의로 기소된 인물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 모독죄는 최대 사형에 처하나, 사형이 집행된 사례는 아직 없다.
파키스탄 동부 경찰 당국에 의해 체포된 이 소년은 일주일간 구금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파키스탄 이슬람 단체들이 보석으로 소년이 풀려났다는 소식에 분노해서 한 힌두교 사원을 공격했다. 단체는 이 소년이 고의로 소변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의 가족과 지역 주민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현재 피난 중이다. 소년의 가족은 “아이가 신성모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아이는 아직도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왜 일주일간 구금됐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집과 회사를 떠났고, 지역사회 전체가 공포에 떨고 있으며 역풍을 두려워한다 ”우리 가족이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이 지역에 사는 소수민족에 대한 보호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이 지역에 갈등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대를 배치했다.
한편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은 인구 2억2000만명 중 97%가 무슬림이다. ‘신성 모독죄’는 소수 종교에 대한 탄압의 수단으로 활용돼왔으며, 1990년 이후 파키스탄에서 신성 모독죄 논란과 관련해 최소 75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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