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친중’ 獨 메르켈 사임에…中-EU 외교 시험대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10일 13시 53분


유럽에서 중국에 가장 우호적 지도자 중 하나였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사임을 앞두고 있어 중국과 EU 관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16년 동안 집권하면서 인권 등 이념적 가치보다는 경제 등 실용적 가치를 중시해 유럽에서 중국에 가장 우호적인 지도자였다.

중국은 그런 메르켈 총리를 이용, EU를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곧 사임한다. 중국은 유럽에서 가장 큰 우호세력을 잃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의 후임이 메르켈의 대중정책을 100% 계승할 지는 미지수다. 만약 녹색당 연정이 집권한다면 중국에는 재앙이다. 녹색당의 아르민 라셰트 당수는 반중기치를 분명히 하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유럽이 미중 패권싸움에 휘말리는 와중에서 유럽에서 가장 현명한 심판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며 메르켈의 사임을 아쉬워하고 있다.

메르켈 이외에 친중 행보를 보여 왔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내년 선거를 치러야 한다. 현재 마크롱 대통령은 마린 르 펜 국민전선 대표 등으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만약 마크롱이 재선에 실패한다면 중국은 친중적인 지도자 2명을 한꺼번에 잃게 되는 셈이다.

친중적인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있지만 나라 자체가 프랑스와 독일보다 작아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뿐 아니라 미중 패권전쟁으로 양국 모두 줄서기를 강요하면서 유럽이 미국으로 기우는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동맹을 복원한 뒤 중국을 공격하는 전략을 쓰고 있어 매우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유럽은 최근 들어 중국의 인권상황에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분야에서의 반칙에 대한 원성도 자자하다. 유럽이 친중이 아니라 친미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중간 패권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유럽의 위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는 미국 중국 유럽 세 축으로 이뤄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럽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편의 손을 들어주면 패권전쟁에서 결정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유럽이 미중 패권전쟁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메르켈 총리가 사임해 중국은 대유럽 외교에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SCMP는 진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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