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등장해 집단면역은 불가능하다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에 참여한 영국 전문가가 경고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앤드루 폴러드 영국 백신·접종 면역공동위원회(JCVI) 의장(56)은 10일(현지 시간) 영국 하원 모임에 참석해 “백신 접종자에게도 이전보다 전파가 더 잘되는 새로운 변이가 나올 것”이라며 “이로 인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집단면역은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 교수인 그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의 백신 임상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한 영국 최고의 면역 전문가다.
폴러드 의장은 백신으로 코로나19 유행을 완벽히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감염 후 중증 환자에 대한 치료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으로 감염 자체를 막는 것 못지않게 치료제 등 코로나19에서 잘 회복되도록 하는 보건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임피리얼 칼리지런던 연구에서도 백신 접종자는 미접종자에 비해 감염될 위험이 49% 정도밖에 낮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은 이날 전체 성인의 75%가 백신 2차 접종, 89%가 1차 접종을 마쳤다. 그럼에도 10일 신규 확진자가 2만3510명에 달하는 등 여전히 현재 2만∼3만 명대 하루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 탓에 팬데믹의 종식이 멀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텍사스A&M대의 바이러스 학자인 벤저민 뉴먼 교수는 “델타 변이가 다른 변이와 함께 번지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는 마치 영화 ‘쥐라기공원’에서 공룡들이 모조리 풀려난 것과 같다”고 했다고 10일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비니트 메나체리 텍사스주립대 의대 교수는 최적의 상태를 뜻하는 경제용어 ‘골디락스’를 차용해 “델타 변이는 확산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골디락스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인체 감염 능력이 높아지면 바이러스 자체의 생존을 위한 안정성은 떨어지기 쉬운데 델타 변이가 여러 조건을 두루 갖추면서 다른 변이를 물리치고 우세종이 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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