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회의 앞둔 파월 시험대…테이퍼링 시기·속도 조율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16일 06시 31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완화에서 긴축으로 정책 전환을 준비하면서 제롬 파월 의장이 얼마나 설득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완화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작할지를 놓고 연준 인사들의 의견 차이가 상당해 합의 도출은 까다로운 난제가 될 전망이다.

파월은 의장으로 취임하기 전 6년 동안 연준 이사로 재임하는 동안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 다수의 의견에 단 한 번도 반대표를 던진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항상 다수 의견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파월은 연준 이사로서 다른 2명의 이사들과 함께 연준이 2007~2009년 금융 위기로 단행했던 채권매입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러한 우려에 연준은 2013년 채권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작했고 전세계 금융시장은 긴축 발작에 몸서리쳤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는 너무 이른 테이퍼링에 대해 우려했지만, 연준의 다수 의견에 동의하며 긴축에 찬성했다.

그리고 이제 파월은 버냉키만큼이나 어려운 시험대에 올랐다. 내로라하는 경제전문가들의 집합체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사이 이견을 좁혀 컨선서스를 도출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특히 전대미문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경제위기에 내놓은 초완화정책을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걷어 들일지 구체적인 컨선서스를 이끌어야 한다.

문제는 FOMC에서 핵심인 7명의 이사들 조차 의견 차이가 심하다는 것으로, 이번 긴축에 대한 논쟁은 상당히 격렬하다는 방증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연준 이사들은 테이퍼링 시기, 방식, 속도에 대한 의견 차이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부의장은 7월 고용성장에 당장 9월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을 제안한 반면,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11월 FOMC까지 기다리자는 입장이다.

지역 연준의 총재들도 테이퍼링 속도에 대한 의견차를 보였다.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테이퍼링을 조기에 빨리 끝내자고 제안한 반면 댈러스 연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점진적 테이퍼링을 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리차드 클라리다 부의장이 인플레이션의 지속적 상승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연준 내부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파월에 이은 연준 2인자인 클라리다 부의장은 금리인상 시점을 2023년 초라고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루벨라 파루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위원회의 핵심 멤버(클라리다)가 통화정책의 잠재적 일정표를 제시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조기 긴축이 연준의 다수 의견으로 기울어지면 긴축발작이 일어났던 2013년 역사의 반복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당시 파월은 다른 2명의 동료 연준 이사인 엘리자베스 듀크, 제레미 스타인와 더불어 조기 긴축의 필요성을 압박했다. 이들은 결국 버냉키를 설득해 테이퍼링을 더 많이 언급하도록 압박하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돌발적 긴축 신호에 금융시장은 발작적으로 반응했다. 뉴욕증시가 급락했고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며 신흥국 금융시장은 거의 초토화했다.

지금 FOMC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더 이상 인내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점은 분명하고 파월 의장은 반대 의견을 최소화하며 컨선서스를 도출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이달 연준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을 초청해 연례 회의를 가지고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연설을 통해 정책 가이던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후 FOMC는 9월, 11월, 12월 예정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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