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유럽대륙 관문… ‘선긋기’ 나서
EU, 28개국 자동분배 ‘쿼터제’ 혼선
‘망명 거부땐 강제추방’도 의견 갈려
그리스가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는 대규모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티스 미타라키 그리스 이주정책부 장관은 17일 국영 방송 ERT 인터뷰에서 “우리(그리스)는 유럽연합(EU)으로 오길 바라는 아프간 난민들이 유럽 본토로 들어오는 관문이 되지 않을 것이며, 될 수도 없다”고 했다.
탈레반을 피해 해외로 떠나는 아프간인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정학적으로 중동 지역에서 유럽 대륙으로 들어오는 첫 관문인 그리스에 수백만 명의 아프간 난민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선긋기’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9월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던 그리스 레스보스섬 난민캠프의 난민 1만3000명 가운데 약 80%가 아프간 출신이다. 2015년 시리아 내전 당시에도 그리스 섬들에 약 100만 명의 난민들이 상륙한 바 있다.
그리스 정부는 난민 문제와 관련해 EU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특정국에 쏠리는 아프간 난민을 적절히 배분하자는 의도로 보인다. EU는 2019년부터 유럽에 들어온 난민을 28개 회원국으로 자동 분배하는 ‘쿼터제’ 도입을 추진해왔으나 내부 찬반이 엇갈리면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EU 회원국 간에도 아프간 난민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스트리아 덴마크 벨기에 등은 강제 추방에 찬성하는 반면 독일과 프랑스는 추방을 일시 중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아프리카 우간다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아프간 난민 2000명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들은 대부분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로 미국이 다른 곳으로 재이주시키기 전까지 3개월간 머무를 예정이다. 난민 수용 비용은 미국이 전액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16일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는 긴급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서 난민을 위해 적법한 절차를 밟을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다”면서 “우리는 관료적 지체 없이 난민을 위한 안전한 통로를 확보할 수 있는 책임과 자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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