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로 쳐들어오자 돈다발을 챙겨 해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72)의 딸이 미국 뉴욕의 고급 아파트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포스트는 17일 가니 대통령의 딸 마리암 가니(42)가 뉴욕 브루클린의 고급 아파트에서 자유로운 보헤미안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아프간의 여성들은 탈레반이 돌아와 공포에 떨고 있는데 마리암은 자유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가니 대통령이 도주한 다음 날 마리암의 주택을 찾아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그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리암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겨진 가족, 친구와 동료를 생각하면 슬프고 두렵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거나 난민 단체에 기부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다만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버지와 레바논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리암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메릴랜드에서 자랐다. 뉴욕대와 비주얼아트대학교에서 공부한 그는 2002년부터 예술가로서 경력을 쌓아나갔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구겐하임 미술관, 영국 테이트모던 등 세계적 미술관에 전시됐다. 2018년부터는 버몬트주 베닝턴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15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에 대해 ‘대단하다’(remarkable)고 짧게 언급했다.
가니 대통령의 전직 대변인은 17일 영국 아이뉴스에 “가니 대통령이 도피 전 국방부에서 회의를 하고 돌아오겠다고 했으나 헬리콥터를 타고 떠나버렸다”며 “그는 아프간을 영원히 떠날 계획은 없다고도 말했다”며 가니를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현재까지 가니 대통령의 행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우즈베키스탄 외무부 산하 두뇨 통신은 “가니가 우즈벡 영토에 머물고 있다는 정보는 사실이 아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알자지라 방송은 가니 대통령이 우즈벡의 수도 타슈겐트에 도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이용해 그가 오만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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