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챙겼다던 아프간 대통령 “난 빈손이다” 반박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8월 19일 07시 45분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페이스북 영상 캡처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페이스북 영상 캡처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두고 아랍에미리트(UAE)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전 대통령이 도주 당시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가니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피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흰색 셔츠와 검은색 조끼를 착용한 그는 아프간 국기 앞에 앉아 9분 13초 분량의 대국민 연설을 발표했다.

가니 전 대통령은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현재 UAE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UAE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가니 대통령과 그 가족을 인도적 차원에서 맞았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UAE 측은 구체적인 입국 경로에 대해선 알리지 않았다.

가니 전 대통령은 자신이 거액의 현금다발을 가지고 도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UAE 공항에 도착할 때 나는 빈손이었다. 신발을 갈아 신을 새도 없이 추방당했다”며 “전부 거짓말이다. 근거 없는 비난을 믿지 말라”고 했다.

앞서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지난 16일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 대통령이 현금으로 가득한 차량 4대와 함께 탈출했다”며 “돈을 (탈출용) 헬기에 실으려 했는데 다 들어가지 않아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르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니 대통령이 도피 당시 1억6900만 달러(한화 약 1978억 원)를 훔쳤다”면서 “그가 돈을 횡령했으며 인터폴이 그를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니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아프간 전역을 장악한 탈레반이 마지막 남은 정부군의 거점인 카불마저 포위하고 진입하려 하자 부인과 참모진을 데리고 국외로 급히 도피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 정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귀국을 논의하고 있다”며 “탈레반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 간의 회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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