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미국의 귀환’을 외쳤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및 이에 따른 현지의 혼란한 상황으로 비판의 중심에 놓였다.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노선이 유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언론 CNN과 시사 잡지 디 애틀랜틱 등 현지 언론은 18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비교하는 기사를 내놨다.
이들 기사는 “미국이 돌아온다(America is back)”라는 말로 시작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6월 첫 해외 순방 연설을 현 상황과 비교한다. 취임 첫 해외 순방에 나섰던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을 향해 민주주의 국가 결속, 생각이 같은 국가의 단합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를 가리켜 “세계에서 미국 이익의 핵심”이라고 칭했었다. 아울러 지난해 전 세계로 확산한 코로나19를 거론, “본국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종식해야 한다”라며 “서로 협력하는 다자적 행동이 필요하다”라고 했었다.
이런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 일성은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 노선에서 외교 기조를 선회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을 우선시하는 손익 기반의 동맹관으로 동맹 및 주변국과의 관계를 해쳤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정한 아프간 철군을 바이든 대통령이 이어받고, 결국 이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면서 그가 외친 ‘미국의 귀환’ 구호도 말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모양새다.
CNN은 ‘바이든은 동맹에 미국이 돌아온다고 약속했다. 혼란스러운 철군으로 그들은 여전히 아메리카 퍼스트라고 두려워한다(Biden promised allies America is back. Chaotic Afghanistan withdrawal is making them fear it’s still America First.)‘라는 제목으로 이런 비판을 전했다.
CNN은 지난 6월 순방 당시와 현재를 비교, “(미국의 귀환을 거론한 지) 두 달 후인 지금, 동맹 집단은 조 바이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궁금해하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프간 전쟁의 굴욕적인 종료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에 대한 끊이지 않는 우려를 부채질한다”라고 했다.
디 애틀랜틱 역시 ’바이든의 아프간을 향한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Biden’s ‘America First’ Policy on Afghanistan)‘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번 결정이 미국의 국익을 우선시한 행보라고 지적한 뒤, “좁은 국익에 초점을 두는 게 트럼프가 말한 ’미국 우선주의‘”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프간 상황에 관한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거론, “바이든은 정부 붕괴를 두고 아프간 사람들을 탓했다”라며 “갈등 촉발에 관해 미국의 역할을 무조건 일축하는 일은 말만 번지르르한 것이고 냉소적이다. 아프간은 내전에 휩싸였지만, 미국은 무관한 제삼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과거 민주당이었다가 공화당으로 전향한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유튜브 영상 성명을 통해 이번 아프간 철군 완수를 “9·11 이후 테러리스트들의 가장 큰 승리”, “정치적 결정”이라고 칭했다. 오는 9·11 20주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철군 완수를 성과로 과시하려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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