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치하 아프간 테러리즘 배양실 될 것”
워싱턴포스트에 서방 지원 원하는 기고문 보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대한 항쟁을 벌여온 아프가니스탄 정치인 아흐마드 마수드 주니어(32)가 결전의 의지를 다지며 서방의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판지시르의 사자’ 아흐마드 샤 마수드 장군의 아들이다.
18일 워싱턴포스트는 ‘탈레반에 대항하는 무자헤딘의 저항은 이제 시작이지만 우리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라는 마수드 주니어의 기고문을 개시했다. 무자헤딘은 ‘성전에서 싸우는 전사’라는 뜻으로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게릴라 단체를 지칭하는 말이다.
기고문에서 마수드 주니어는 “아버지께서는 탈레반과 알카에다에게 살해당하기 전까지 아프간과 서방의 운명을 위해 싸우셨다”며 “그 싸움은 이제 어둡고 긴박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내 조국에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를 준비를 마친 오늘, 나는 탈레반과 다시 싸울 준비가 돼 있는 무자헤딘 전사들과 함께 글을 쓴다”며 “우리에게는 아버지 대부터 모아온 탄약과 무기들이 남아있다”고 썼다.
이어 “또한 지휘관의 항복에 거부한 아프간 장병들과 우리의 호소에 반응한 아프간인들이 무기를 들고 합류했다”며 “탈레반이 싸움을 걸어오면 우리는 당당히 저항 전선의 깃발을 휘날리며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군수품 보급 역량은 충분하지 않다”며 “서방에 있는 국가들이 보급품을 전달해줄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의 자원은 빠르게 고갈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탈레반 치하의 아프간은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의 배양실이 될 것”이라며 “2차 세계 대전 미국이 포위된 영국을 위해 참전했던 것처럼 미국은 ‘민주주의 위대한 병기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여자아이들이 의사가 될 수 있는, 탈레반이 공개 처형장으로 사용했던 경기장에서 축구를 볼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싸워왔다”며 “어떤 일이 일어나건 아프간 자유를 지킬 것이다”라며 결전의 의지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는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함께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오랜 시간 공유해온 이상과 투쟁의 역사가 있다”라며 “당신들이 자유를 위해 도울 수 있는 것은 아직 많이 남아있고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다”라고 했다.
그의 아버지 마수드 장군은 1989~2001년 탈레반에 대항해 북부군벌동맹과 군사작전을 이끈 아프간의 영웅적인 사령관으로 9·11테러 발생 이틀 전인 2001년 9월 9일(당시 48세) 탈레반의 사주를 받은 알카에다의 자살 폭탄테러로 암살됐다.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의 수도 카불을 포함한 거의 모든 아프간을 통제하고 있지만 판지시르 계곡은 통제권 밖에 남아 있다. 아프간 정부 이인자인 암룰라 살레가 이끄는 저항군이 현재 이 곳이 집결해 있다.
제1부통령을 지냈던 살레는 17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프간 이슬람 공화국 헌법을 인용하며 대통령이 부재인 상태에서 자신이 합법적인 대통령 대행이라고 주장했다.
아프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 전역을 장악한 탈레반이 카불마저 포위하고 진입하려 하자 지난 15일 부인 및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급히 도피했다.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통신에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는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고 말했다.
반면 살레는 아직 아프간에 있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16일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마수드 주니어와 함께 Mi-8 헬리콥터를 타고 카불에서 북쪽으로 70마일 떨어진 판지시르로 이동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군사적으로 카불과 매우 가깝지만 판지시르 계곡은 현재 고립되어 있고 지형의 복잡한 특성으로 인해 탈레반이 점령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트위터에는 북부 군벌에 참여한 군사들이 깃발이 꽂힌 차량과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이동하는 영상과 ‘전 정부군 수천 명이 합류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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