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 나선 아프간 장군의 아들 “美가 ‘민주주의 무기고’ 돼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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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마수드, 소련 침공에 무장투쟁… 장관때 탈레반에 맞서다 암살당해
“북부 판지시르 계곡서 저항 시작… 아버지 때부터 모은 무기 있지만
도움 없다면 아프간 테러 본산 돼”

아프가니스탄 국민 영웅의 아들이 “탈레반에 대한 저항이 시작됐다”며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아프간의 전 국방부 장관 아흐마드 샤 마수드 장군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32)는 18일 워싱턴포스트(WP)에 ‘탈레반에 대한 무자헤딘의 저항이 시작됐다. 하지만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나의 아버지는 탈레반 정권에 맞서 싸운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않았다”며 “2001년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사주에 암살당하기 전까지 그는 아프간과 서방의 운명을 위해 싸웠다”고 했다.

마수드 장군은 1980년대 구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 무장 게릴라였던 무자헤딘을 이끌고 싸웠다. ‘판지시르의 사자’라는 그의 별명은 그가 아프간 북쪽 판지시르 계곡에서 소련군을 무찔렀을 때 지어졌다. 아프간 국방장관이 된 그는 탈레반이 부상하자 이들의 이슬람 근본주의에 반대하며 대항했다. 그러다 9·11테러 발생 이틀 전인 2001년 9월 9일(당시 48세) 기자를 가장한 남성들의 폭탄 테러로 암살당했다. ‘마수드 데이’로 불리는 이날은 아프간의 국경일이다.

그의 아들 마수드는 WP 기고문에서 “나는 지금 판지시르 계곡에서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해 글을 쓴다”며 “같이 있는 무자헤딘 전사들은 탈레반과 다시 한 번 겨루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아버지 때부터 모아 온 탄약과 무기가 있다. 우리는 이날이 올 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우리에겐 상관의 항복에 혐오를 느낀 아프간 정규군도 있고 전직 특수부대원들도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우리의 군사력과 군수품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서방의 친구들이 우리에게 공급해줄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곧 고갈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전장을 떠났지만 미국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위대한 무기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했던 말이다.

그는 “탈레반은 단지 아프간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며 “탈레반 치하에서라면 아프간은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주의의 본산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국민영웅#마수드#항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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