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유력인사 3명이 인터뷰 도중 웃음이 터져 촬영을 중단한 영상이 뒤늦게 이목을 끌었다. 여성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한다면서도 ‘여성 정치인’이라는 말에 황당하다는 듯 웃어 보인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북미 지역 온라인 매체인 바이스뉴스의 기자 힌드 하산은 올해 초 아프간 지역을 하나씩 점령하던 탈레반을 찾아가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기자는 “탈레반 통치 아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권리 보장이 가능한가”라고 질문했고 탈레반 조직원 중 한 명은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여성의 권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가 “그것은 아프간 국민들이 여성 정치인에게 투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가”라고 묻자 가운데에 있던 조직원은 질문이 어이없다는 듯 얼굴을 감싸며 폭소했다.
웃음을 참지 못한 조직원은 급기야 취재진을 향해 “촬영을 멈춰라”고 요구했고 인터뷰는 중단됐다. 한 조직원은 “(기자의 그 질문이) 나를 웃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 영상에 대해 “과거와 달리 온건주의를 표방한 이번 탈레반의 통치 방식이 얼마나 의심스러운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앞서 자비후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슬람 율법 아래에 여성들은 일하고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하루도 채 지나기 전에 전신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식인 부르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살당하는 등 우려하던 여성 인권 탄압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