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무장 정파 탈레반이 새 정부 모델을 몇 주 내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21일 로이터 통신이 탈레반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변인은 로이터에 “탈레반 내 법률, 종교, 외교정책 전문가들이 앞으로 몇 주 안으로 새 통치 방식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 대변인은 새 정부 모델과 관련, “서구에서 정의하는 민주주의는 아니지만 모두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외신 보도 등을 통해 전해진 민간인 피해 관련 언급도 나왔다. 이 대변인은 “최근 탈레반 대원들이 민간인에게 저지른 일부 만행과 범죄에 대해 들었다”며 “법과 질서 관련 문제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변인은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사상 사태는 탈레반의 소행이 아니다”면서 “서방 국가들은 더 나은 탈출 계획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탈레반은 이전 아프간 지도자들 및 민병대 지도자들과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서방 국가들의 우호적인 철수를 보장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구소련 철군 이후 혼란에 빠져 있던 아프가니스탄을 1996~2001년 지배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이다. 미국은 탈레반이 9·11 테러를 강행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명목으로 탈레반 치하 아프간을 침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아프간 철군을 발표, 5월부터 단계적 철수가 이뤄졌다. 탈레반은 미국과 미·유럽 연합군인 나토 병력, 영국군 철수가 90%가량 이뤄진 지난 9일부터 진격을 시작, 15일 수도 카불과 대통령궁을 점령하며 아프간을 다시 장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탈레반과 맺은 평화협정에 근거한 것이다. 당시 미국 정부와 탈레반은 미군의 완전 철수와 함께 아프간이 테러 단체의 천국이 되지 않도록 하는 협정을 맺었지만, 미군 철수가 90%가량 이뤄진 현재 시점에서 탈레반이 협정 내용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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