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피란민 수용지로 주한미군 기지도 검토”

미군 수송기 가득 메운 아프간 민간인들. 사진=미군 중부사령부 제공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국외 미군 기지에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정부는 카타르 등 인근 기지가 아프간 피란민들로 넘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내에선 버지니아주 포트 피켓, 인디애나주 캠프 애터베리, 캘리포니아주 캠프 헌터 리겟이 난민 수용 시설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일본, 한국,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 내 미군 기지도 검토되고 있다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앞서 아프간은 20년 만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점령당한 후 혼돈에 빠졌다. 탈레반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른바 ‘서방 국가 협력자’에 대한 보복에 나섰다.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협력자, 아프간 정부 군경, 비판적 언론인 등에게 자수를 종용하며 “가족을 살해하거나 체포할 것”이라고 협박을 일삼기도 한 것을 전해졌다.

이 때문에 탈레반을 피해 아프간을 떠나려는 인파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탈출 대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난민 수용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경계심은 커지면서 미국이 자국과 국외에 있는 자국 시설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미국은 우선 워싱턴D.C 외곽 델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아프간 피란민을 받은 뒤 이들을 뉴저지주 맥과이어, 딕스, 레이크허스트 합동기지를 비롯해 최소 1개 이상의 군 기지에 수용할 것을 준비 중에 있다.

아프간 피란민들은 다음 주 중 뉴저지 기지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뉴저지 기지에는 천막촌이 들어섰고 의약품과 음식, 물, 화장실, 조명설비 등이 설치, 구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