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기상청 관측 이후 州 역대 최고
주민들 “순식간에 물 덮쳐… 지옥”, 7개월 쌍둥이 급류에 휘말려 희생
뉴욕, 허리케인 ‘헨리’ 최다 강수량… 사퇴 앞둔 쿠오모, 비상사태 선포
21일 미국 남동부 테네시주 일부 지역에 약 3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최소 22명이 사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2일 보도했다. 실종자가 50명을 넘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21일 테네시주의 카운티 매큐언 지역에 432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는 1982년 9월 밀란 지역에서 기록된 테네시주 종전 최고치 345mm보다 많은 양이다. 22일 비가 잦아들자 험프리스 카운티를 비롯해 주내 곳곳에서는 파손된 건물과 급류에 휩쓸린 자동차 등 폭우 피해의 흔적이 드러났다. 큰 나무들은 뿌리째 뽑혀 나갔고 주요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거나 무너졌다. 전화도 끊겼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물과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4200가구의 전기가 끊겼던 이 지역은 아직 약 3500가구가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주민들은 “바닷물처럼 많은 양의 물이 순식간에 덮쳤다”, “지옥을 경험했다”고 대피 상황을 전했다.
주 당국은 사망자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여러 연령대에 걸쳐 있다고 밝혔다. 주 최대 도시인 내슈빌 인근 웨이벌리에서는 생후 7개월 된 쌍둥이가 희생됐다. 쌍둥이를 포함해 4명의 아이를 데리고 대피하던 부모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휘말리면서 사고를 당했다. 나머지 2명의 아이들은 구조됐다.
북동부 뉴욕에서는 허리케인 ‘헨리’가 많은 비를 뿌려 일일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1일 뉴욕시 맨해튼 센트럴파크에는 113mm의 비가 내렸다. 종전 최고치는 1888년의 106mm였다. 성추행 파문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헨리’의 여파로 뉴욕 인근 뉴저지,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주 등에서는 약 14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