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공항 길거리서 부모 잃어버린 어린 남매…두려움에 눈물만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26일 11시 49분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을 가다 부모를 잃어버린 어린 남매의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23일 영국 프로그램 아이티비 뉴스(ITV News)는 카불을 탈출하려는 아프간 시민들로 아수라장이 된 현지 공항 상황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카불 공항 인근 길거리에 열 살이 채 안 돼 보이는 어린 남매가 인파들 사이에서 위태롭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오빠는 불안해하는 여동생을 끌어안아 다독이는 등 남매는 서로를 의지한 채 서 있었다.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오빠는 결국 흐느끼고 만다.

부모를 잃은 남매가 현재 재회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ITV News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뉴스1
부모를 잃은 남매가 현재 재회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ITV News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뉴스1
한 남성은 촬영자에게 “부모는 (공항) 안에 있고, 아이들만 밖에 남겨지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남매는 카불을 탈출하던 중 인산인해를 이루는 길거리에서 부모를 잃어버리고 남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현지 매체는 남매의 부모가 아프간을 탈출했는지, 아니면 재회했는지에 대한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부모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탈출하려다 길거리에 남겨진 어린 남매. (ITV News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뉴스1
부모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탈출하려다 길거리에 남겨진 어린 남매. (ITV News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뉴스1
또 이 남성은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최종 결정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바이든 당신이 이 상황을 만들었고, 당신이 계획한 대로다. 당신이 탈레반과 거래하는 바람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서 “당신은 (도널드) 트럼프를 반대했지만 이젠 우리가 당신을 반대해. 지옥에나 가!”라고 외쳤다.

또 다른 남성은 영국 여권을 보여주면서 “나는 영국 시민이고 아이들도 영국인인데 여기에 함께 갇혔다”면서 “(탈레반은) 문을 닫고 우릴 향해 총을 쏘고 있다. 제발 나가게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부모를 잃은 것은 이 남매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7개월 된 갓난아이가 홀로 카불 공항에 남겨지기도 했다. 당시 아프간 현지 언론 아스바카는 파란색 플라스틱 박스 안에서 울고 있는 아기 사진을 올리며 “카불에 거주하는 부부가 아기를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이 아기는 현재 당국의 도움을 받아 부모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