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찬양 TV 매일 8시간 강제 시청…정신적 고문” 옥중 나발니 폭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6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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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시간 러시아를 찬양하는 TV를 강제로 봐야 하는 정신적 고문을 당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45)가 25일 뉴욕타임스에 감시와 통제로 숨막힌 일과를 공개했다.

나발니는 “2010년 시행된 형법 개혁 때문에 힘든 육체노동을 하거나 간수에게 구타를 당하는 등의 육체적 고문은 사라졌다”며 “대신 24시간 통제된 상태에서 정신·심리적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54페이지에 달하는 자필 편지에서 그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한 것은 강제 TV 시청이었다. 그는 “매일 5번씩 총 8시간 동안 TV 앞에 앉아 2차대전 당시 소련의 승리를 다룬 애국영화, 러시아 선수들이 미국 선수들을 이기는 장면 등 국가를 찬양하는 영상을 억지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간수들이 밤에 1시간 간격으로 깨워 잠을 제대로 못 자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TV 시청 중에 졸면 호통을 치는 등 수시로 잠을 방해한다”며 “수면 고문이 왜 가장 괴로운 고문인지 알 것 같다. 흔적이 남지 않아서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교도소 측이 24시간 폐쇄회로(CC)TV 감시도 모자라 수감자 사이에 스파이까지 둬서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 수감자 중 3분의 1 정도가 스파이로 추정된다”고 했다.

지난해 8월 비행기에서 푸틴 정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독극물 테러를 당한 그는 러시아 의료진을 믿을 수 없다며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후 올해 1월 귀국했다. 공항에서 체포된 그는 사기사건 관련 집행유예 위반으로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그가 수감된 모스크바 인근 포크로프 교도소는 러시아 최악의 교도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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