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 정보기술(IT) 기업과 사교육을 대대적으로 옥죄고 있는 중국이 연예계 기강 잡기에 나섰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부의 분배를 강조한 ‘공동부유(共同富裕)’를 강조하면서 상대적으로 불법을 적발하기 쉬운 연예계 고소득자를 목표로 삼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8일 관영매체는 일제히 연예계에 대한 비판 기사를 쏟아내며 당국의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연예인이 법과 도덕의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즉시 연예계 생활의 종착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또한 “미성년자의 가치를 왜곡하고 사회적 지배구조를 위험하게 만드는 팬덤 문화를 정화해야 한다. 오도된 팬들의 행동이 외국 세력에 이용되어 정치적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가세했다.
전일 세무당국은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여배우 정솽(鄭爽·30)에 2억 9900만 위안(약 539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드라마 ‘황제의 딸’, 영화 ‘적벽대전’ 등에 출연한 톱 여배우 자오웨이(趙薇·45) 역시 탈세 의혹에 직면했다. 앞서 지난달 말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30·吳亦凡)는 강간죄로 체포됐다. 지난달 배우 장저한(張哲瀚·30) 또한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 앞에서 ‘V’자를 그리며 찍은 사진으로 질타를 받았다.
그간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공룡들이 문화연예 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이들 기업의 창업주 또한 유명 연예인과 적극 교류했다는 점에서 연예인 기강잡기가 빅테크 규제와도 연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오웨이는 2014년 알리바바의 영상사업 자회사 알리바바픽처스에 투자해 44억 홍콩달러(약 6607억 원)의 막대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쯔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자오웨이가 27일 전세기를 타고 프랑스 남부 보르도에 도착했다며 그가 사실상 당국 규제를 피해 프랑스로 도피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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