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날 보내” 아프간 前미군 무차별 총격… 아기 등 4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7일 03시 00분


아프간-이라크 파병 저격수 복무
가정집서 경찰과 총격전 끝 체포
여친 “PTSD 진단… 최근 이상행동”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해병대 저격수 출신 30대가 플로리다주의 한 가정집에서 ‘묻지 마 총격’을 벌여 생후 3개월 된 아기와 엄마를 포함해 4명을 살해했다. 총격범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았고, 최근엔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5일 미 해병대 출신 브라이언 라일리(33·사진)가 플로리다주 탬파 인근 레이크랜드의 가정집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체포됐다. 라일리는 체포되기 전 이 집에 있던 남자 아기, 아기의 엄마(33), 할머니(62), 한 남성(40)에게 총을 쏴 살해하고 11세 소녀에게도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해 중상을 입혔다. 경찰은 라일리가 범행 현장에서 약 32km 떨어진 브랜던에 살았고 피해자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이로 무작위로 범행 대상을 고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라일리는 범행 전날 저녁 사건 현장 집 앞에 차를 대고 “신이 나를 보내 당신 딸과 얘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체포된 뒤에는 자신이 ‘서바이벌리스트(survivalist·사회질서 붕괴와 세상 종말을 불러오는 사건에 대비하는 이들)’라고 했으며,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자백했다.

라일리의 여자친구는 경찰에 그가 PTSD 진단을 받았고 때로 우울해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범행 1주일 전 한 교회에서 경비를 서고 온 뒤 “이제 신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도 했다. 라일리는 2008년 이라크, 2009∼2010년 아프간에서 저격수로 복무하는 등 4년간 군에 있다가 제대했다. 제대한 뒤에는 경호원, 보안요원으로 일했고, 범죄 전력은 없다.

#아프간#무차별 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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