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책임공방 시작…블링컨 “철군 시한 넘겨받았다” 트럼프 저격

  • 뉴스1
  • 입력 2021년 9월 14일 08시 45분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사임하라는 일부 의원들의 목소리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이날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아프간에 더 주둔한다고 해서 아프간 정부군이 더 자립할 수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철군 시한을 넘겨받았다”면서 전임 대통령의 약속에 따른 철군 강행 불가피성을 호소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31일 아프간에서 공식적으로 철수를 마쳤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섣부른 철군으로 아프간 시계를 20년 전으로 되돌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마이클 매콜 미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는 이날 “미국인들은 지는 것을 싫어하는데, 테러리스트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정확히 이것이 일어났다”면서 “중국이 (아프간에) 접근하면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 그들이 바그람(아프간 미 공군기지)을 장악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당국이 관련 위협을 확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블링컨 장관은 이번 철군은 외교관과 군 그리고 정보국의 ‘영웅적인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치켜세우며 미국은 탈레반이 아닌 비정부기구(NGO)와 유엔기구를 통해 아프간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아프간 사람들이 이미 겪고 있는 것 이상의 고통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의원들은 아프간 정부의 빠른 붕괴와 바이든 행정부의 역할과 책임 등과 관련, 꼬리를 물며 질문을 이어갔다.

다만 일각에서는 철군에 따른 잡음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민주당 소속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장 “혼란스러웠던 20년 전쟁에서 원만한 철수가 어떤 것인지 한번 들어보고 싶다”며 조심스레 바이든 행정부를 두둔했다.

한편 탈레반은 지난 달 미군에 의해 카불에서 쫓겨난 지 약 20년 만에 아프간 정부를 몰아내고 아프간을 재점령했다.

미국과 동맹국은 아랑곳 않고 철군 시한을 강행하기로 했다. 이런 결정에 따라 아프간인을 비롯한 12만3000여 명이 제3국으로 대피했지만, 이 과정에서 IS-호라산(IS-K·이슬람국가의 아프간 지부)에 의한 테러 공격으로 미군 13명이 숨지면서 미국 내 여론은 싸늘히 식었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간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전가하기 바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줄곧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인 20년의 아프간전을 끝냈다”면서도 “분명히 할 게 있다. 전임 대통령이 탈레반과 5월1일까지 철군한다는 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으로 탈레반 지휘관을 포함한 5000명의 수감자 석방도 승인했다”며 철군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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