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버스 성폭행·살인’에 들끓는 인도…“국가 기강 흔들”

  • 뉴스1
  • 입력 2021년 9월 14일 10시 05분


인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고 CNN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만트 나그랄레 뭄바이 경찰국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뭄바이 사키나카 교외의 한 미니 버스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던 34세 여성이 병원 치료 도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CNN 인도 계열사인 ‘뉴스-18’은 현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여성이 쇠막대기로 맞고 성폭력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CCTV 영상에서 신원을 확인한 후 성폭행과 살인 혐의로 한 남자를 체포했다고 나그랄레 국장은 덧붙였다.

사키나카 경찰서의 발완트 데시무크 경감은 인터뷰에서 피해자와 용의자는 모두 노숙자라고 말했다. 만약 기소되고 유죄가 인정된다면 용의자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 강간 및 여성 인권 운동가 요기타 바야나는 이번 사건이 지난 2012년 뉴델리에서 일어난 23세의 학생 니르바야를 강간하고 살해한 악명 높은 사건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흡사하다”며 “다시 한번 국가를 뒤흔들었다”고 말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니르바야는 성폭행을 당하고 쇠막대기로 맞아 끔찍하게 부상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한 병원에서 2주 후에 사망했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인도에서는 성폭행과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정밀 조사가 증가했다. 이를 전환점으로 수백만 명의 여성은 성폭력에 관한 더 강력한 법을 요구하고 있다.

바야나는 “니르바야 이후엔 상황이 달라질 줄 알았는데 매일 (성폭행) 사건 소식이 들린다”며 “운동가로서 정말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뭄바이가 위치한 마하라슈트라주의 우다브 타케레이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참담한 사건에 충격을 표시하며 “이 극악무도한 범죄는 인류에 대한 불명예”라며 “사건은 신속히 처리될 것이며 범인은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의 최근 수치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인도에서는 3만 2000건 이상의 성폭행 사건이 보고됐다. 대략 17분마다 한 건씩 발생한 셈이다.

하지만 운동가들은 많은 사람이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신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더 높다고 믿는다.

니르바야 시건의 여파로 일부 법 개혁이 이루어지고 성폭생 죄에 대한 보다 엄중한 처벌이 도입됐다. 하지만 성폭행 사건들은 계속 대서특필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뉴델리에서 9살 소녀를 성폭행 후 살해한 혐의로 4명의 남성이 기소됐다. 또한 지난 1월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는 힌두교 사제와 그의 추종자 중 2명이 50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해 9월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 일어난 19세 여성에 대한 집단 성폭행과 사망 사건은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시켰다.

바야나는 “인도 여성들에 대한 보호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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