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 이른바 부스터샷 개시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오는 17일 전문가 회의를 열고 관련 결정을 내린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당장 오는 20일 전 국민 부스터샷 개시를 목표하고 있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효과 저하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FDA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부스터샷 서두르는 바이든 정부에 일단 ‘제동’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FDA)에 따르면 FDA는 이날 미국에서 현재 접종되고 있는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등 3개 백신의 경우, 추가 접종 없이도 코로나19와 관련된 중증과 사망을 막는 데 충분한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모더나 같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 일부 관찰 연구에서는 시간 경과에 따른 항체 감소와 저항력 약화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현재 미국에서 승인된 백신은 미국 내 중증과 사망을 막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입장 발표는 최근 FDA와 세계보건기구(WHO) 출신 국제 전문가 그룹이 권위 있는 의학저널 ‘랜싯’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일반 대중에겐 아직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데이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해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이들은 논문에서 “백신을 맞은 뒤 시간이 지나면서 항체 수치가 줄긴 하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신체의 기억력이 오래 지속된다”면서 “기존 백신의 면역반응을 방해하는 또 다른 강력한 변이가 나오지 않는 한 일반인은 굳이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너무 빨리 또는 너무 광범위하게 부스터샷이 도입될 경우 추가적인 부작용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미국 제약사들은 부스터샷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면역효과 떨어진다” 보채는 화이자·모더나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FDA에 부스터샷 승인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약 3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임상 실시 결과 2회 접종 후 2개월마다 약 6%씩 면역효과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날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발표된 이스라엘 접종자 관련 연구 결과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최소 5개월 전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의 60세 이상 고령층 11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스터샷을 맞은 그룹은 접종 12일 뒤부터 부스터샷을 맞지 않은 그룹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11배 낮고, 중증 코로나로 발전할 가능성은 20배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스라엘 접종자 대부분은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FDA의 부스터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모더나도 자체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가세했다.
모더나 연구진이 약 1년 전 임상 진행 중 처음 백신을 맞은 1만4000여 명과, 지난 겨울 정식 접종이 시작되면서 약 8개월 전 백신을 맞은 1만1000명의 사람들을 추적해 비교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7~8월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좀더 최근에 백신을 맞은 그룹의 돌파 감염 확률이 36% 낮았다고 모더나는 주장했다.
반면,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면역저하자에 한해서만 부스터샷을 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FDA의 결정에 따라 내주 전국민 부스터샷 개시를 밀어붙이고 있는 바이든 정부의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FDA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열어 기 승인된 화이자 부스터샷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다시 검토하고, 미국인의 부스터 접종이 필요할지, 필요하다면 그 시기 등 접종 간격은 어떻게 할지 등 제반 사항을 결정한다.
한편 아직 미국내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 부스터샷의 경우 FDA의 검토 결과가 언제쯤 나올지는 불분명하다고 AP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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