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정권 임명 대사 대신 기회 달라”
美국무부 관계자 “시간 좀 걸릴 것”
카불시장, 여성공무원 출근금지령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무장세력 탈레반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두 차례 서한을 보내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AP통신 등이 22일 보도했다. 탈레반이 국제사회의 인정을 원하지만 여성차별 등 억압 정책을 계속하고 있어 인정을 받으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미르 한 무타키 아프간 외교장관은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을 새 유엔주재 아프간 대사로 임명했으며 그가 연설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올해 총회 마지막 날인 27일 아슈라프 가니 정권에서 임명됐던 굴람 이삭자이 대사의 연설이 예정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자신들이 뽑은 대사가 그 자리에 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니 정권의 붕괴 후에도 이삭자이 대사는 ‘유엔은 탈레반이 민주 정부를 구성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대사로서의 활동을 계속해 왔다.
샤힌이 신임 대사가 되려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총 9개국이 참여하는 자격심사위원회의 허가가 필요하다. 총회 일정이 빡빡한 데다 미국이 난색을 표해 27일 이전까지 위원회가 열릴지 불투명하다.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AP통신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했다.
19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탈레반이 임명한 수도 카불의 새 시장 함둘라 노마니는 “여성이 당분간 일을 멈출 필요가 있다”며 시 여성 공무원에게 집에서 머물라고 명령했다. 탈레반 집권 전 카불 공무원의 약 3분의 1이 여성이었음을 감안할 때 시정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탈레반은 7일과 21일 발표한 50명의 총리 및 장차관급 인사에서도 단 한 명의 여성조차 기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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