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20년 만에 다시 점령한 탈레반이 과거 집권기(1996∼2001년)에 내렸던 ‘턱수염 면도 금지령’을 부활시키는 등 강경 통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26일 영국 BBC에 따르면 탈레반은 턱수염을 깎거나 다듬는 행위가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어긋난다며 수도 카불과 남부 헬만드주 등에서 이발사들에게 이를 금지시켰다. 카불에서 대형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 미용사는 정부 관료가 최근 면도 금지 지침을 내리며 “미국 스타일을 따르는 것을 중단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카불의 또 다른 이발사 역시 “탈레반 병사들이 손님으로 위장한 조사관을 보내 단속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헬만드주의 한 이발소에는 “누구도 이(지침)에 대해 불평할 권리가 없다”는 경고가 나붙었다. 탈레반은 규칙 위반자는 누구든지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고 BBC는 전했다.
샤리아는 남성이 턱수염을 기르는 것이 선지자 무함마드의 삶을 따르는 것이라고 규정했지만 실제로 받아들여지는 정도는 나라와 문화에 따라 차이가 크다. 그러나 탈레반은 과거 턱수염을 풍성하게 기르지 않은 성인 남성을 가혹하게 처벌했다. 특히 유전적으로 턱수염이 잘 길지 않는 소수민족 하자라족이 화(禍)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레반의 공포정치에 카불에 있는 여성 대상 운전 교습소도 문을 닫게 됐다. 26일 현지 매체 톨로뉴스에 따르면 카불의 여성 사업가 닐라브는 1년 전 설립한 운전 교습소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운전을 배우려는 여성은 여전히 많지만 탈레반이 지난달 카불을 점령한 이후 교습소를 찾는 여성이 한 명도 없었던 탓이다. 탈레반 과도정부는 최근 여성부를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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