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등장한 ‘익사하는 소녀 동상’… 기후 위기 알리려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9월 29일 20시 00분


페이스북 ‘Hiperrealista - Ruben Orozco Loza’ 갈무리
페이스북 ‘Hiperrealista - Ruben Orozco Loza’ 갈무리
스페인의 한 강에 ‘익사하는 소녀 동상’이 설치돼 지역 주민들을 불안에 했지만 기후 위기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스페인 빌바오의 네르비온강에는 섬뜩한 조형물이 설치돼 지역 주민들이 불쾌함을 호소했다.

조형물은 마치 소녀가 익사하는 모습처럼 얼굴만 드러낸 채 강에 잠겨있다. 강의 높이에 따라 얼굴은 목 부분까지 드러나거나 수면 아래로 잠겨 기괴함을 더했다.

한밤 중 갑자기 등장한 조형물은 이 지역의 은행 ‘쿠챠뱅크(Kutxabank)’와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예술가 루벤 오로즈코가 협업해 지속 가능성에 관한 토론을 장려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조형물의 이름은 바스크어로 ‘내일’을 뜻하는 ‘비하르(Bihar)’를 붙여 ‘비하르: 내일을 선택하라’다.

페이스북 ‘Hiperrealista - Ruben Orozco Loza’ 갈무리
페이스북 ‘Hiperrealista - Ruben Orozco Loza’ 갈무리
오로즈코는 “우리는 속도와 편리함이 결정을 좌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런 가속화된 삶의 리듬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눈에 띄지 않게 만든다”라고 전했다.

이어 “조형물은 지속 불가능한 모델에 대한 투자를 계속한다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반영한 것이다”라며 “사람들의 선택에 따라 우리의 후손들이 물에 잠겨 살 것인지 고개를 내밀고 살 것인지를 알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조형물의 의미를 알게 된 지역 주민들은 “처음에는 강물이 빠져 드러난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았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저 얼굴이 슬픔과 많은 의미를 전달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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