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엄격한 탄소배출억제 정책에
지방정부, 단전 등 쉬운 조치 의존
일각선 “중앙, 지방정부 통제 못해”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이 러시아에 “전력 공급을 대폭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신랑왕 등 중국 매체들은 지난달 29일 중국이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인테르라오’에 전력 공급 확대를 요청했으며 회사 측 역시 검토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인테르라오는 지난 한 해와 올 상반기(1∼6월) 각각 30억6000만 kW, 12억5000만 kW의 전력을 중국에 공급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국에 연간 최대 70억 kW의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인테르라오가 수락하면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추위에 따른 난방 수요 등이 많아 남동부보다 전력난이 훨씬 심각한 동북 3성(헤이룽장, 지린, 랴오닝)에 우선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북 3성 일부 지역에서는 가로등과 신호등을 제대로 켤 수 없고 매일 오후 4시 이후 상업시설 영업 또한 중단됐다.
중국은 석탄의 주요 공급처인 호주와의 외교 갈등으로 석탄 수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와중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탄소중립’ 정책 추진으로 당국이 엄격한 탄소배출 억제책을 시행하자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앙정부가 각 지방정부에 청정에너지 사용과 탄소배출 저감을 독려하지만 많은 지방정부가 단전 같은 손쉬운 조치에 의존하고 있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손발이 잘 맞지 않는 것도 전력난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중앙정부가 화석에너지 사용을 얼마나 줄였는지 평가하려 할 때 지방정부가 기술 혁신에 매진하지 않고 손쉬운 단전 조치로 대응했다는 의미다. 겉으로는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표방하지만 지방정부를 완벽히 통제하지 못한 중국 통치체계의 약점을 보여준다고 SCMP는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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