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정례 브리핑서 “매우 충격적”
무기 전문가들 “北 다음 도발은
다탄두-고체연료 ICBM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보고 이에 대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하며 앞서 발사된 북한의 장거리순항미사일과 단거리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대응을 자제해 왔던 것과 달라진 움직임이다.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전략무기 개발에 북한이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을 그냥 봐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대응과 관련한 본보의 질의에 “우리는 최근 발사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분석 중”이라며 “우리는 그 어떤 새로운 (무기) 역량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역내와 국제사회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불법적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보인다”며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에서의 다음 조치에 대해 동맹국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뉴욕에서의 조치’는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제재 위반 대응을 의미한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도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다음 조치들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동맹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발사된 북한의 장거리순항미사일이나 단거리탄도미사일에 대한 논평에는 담기지 않았던 ‘다음 조치’를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매우 충격적인 보도”라며 “우리는 한반도 발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당사자들에 의한 외교적 관여라는 것을 여전히 확신한다”고 답변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어 다탄두와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내놓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올해 초 제8차 당 대회에서 개발을 공언했던 전략무기들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드니 사일러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은 이날 “북한은 수년 동안 긴장을 유발하려 했고 이는 북한이 계속 조명을 받게 한다”고 분석했다. 무력시위나 도발을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내고 이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전략적으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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