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도 장중 ‘삼천피’(코스피 3,000)가 붕괴됐다.
4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74달러(2.3%) 오른 배럴당 77.6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2월물 브렌트유도 1.98달러(2.50%) 오른 81.26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3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이날 국제유가가 급등한 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가 장관급 산유국 회의에서 하루 40만 배럴 증산 속도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급격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공포를 부채질하면서 미국 증시를 흔들었다.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23.54포인트(0.94%) 하락한 3만4002.92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30%, 2.14% 하락했다.
특히 국채 금리 상승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급락세를 보였다. 나스닥시장에서 애플(―2.46%), 구글(―2.11%), 마이크로소프트(―2.07%), 아마존(―2.85%) 등이 일제히 2%대로 하락했다. 내부 고발에 접속 장애 악재까지 겹친 페이스북은 4.89% 급락했다.
미국 증시가 흔들리자 국내 증시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5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22포인트(―1.53%) 하락한 2,972.96에 거래됐다. 올해 3월 24일(2,996.11)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3,000 선이 붕괴된 것이다.
장 초반 외국인이 순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와 기관이 순매수세하며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7.87포인트(―1.82%) 하락한 965.33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연말까지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멘텀 약화가 지금 주식 시장 불확실성의 근간”이라며 “내년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전까지 코스피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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