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의 악재들이 한꺼번에 쌓이면서 뉴욕 증시가 다시 한 번 곤두박질쳤다. 특히 대형 테크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14% 급락한 14,255.48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323.54포인트(0.94%)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6.58포인트(1.30%) 내렸다.
이날 증시에서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가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애플(―2.46%), 엔비디아(―4.87%), 아마존(―2.85%), 마이크로소프트(―2.07%) 등이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큰 폭의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특히 페이스북은 내부고발 사태과 이날 동시다발적 시스템 장애 등의 여파까지 더해지며 4.89% 급락했다.
증시는 시중 금리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등 시장의 악재가 중첩되면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 하고 있다. 지난주 1.56%까지 올라갔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이날도 전 거래일보다 소폭 오른 1.48% 정도에서 형성됐다. 보통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기업들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 연말 자산매입 축소와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금리 정상화에 대한 부담 때문에 뉴욕 증시는 9월에도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4.3%, 5.3% 하락했다.
국제유가 등 물가와 원자재 상승세도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7달러 선을 넘어 2014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유가 상승은 가뜩이나 커지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붕괴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 의회가 국가부채 한도 협상을 놓고 ‘치킨 게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의회가 정치적 합의에 실패할 경우 이달 중순경 미국은 사상 초유의 국가부도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미 CNBC방송은 “4분기(10~12월)는 보통 증시에 우호적인 기간인데도 중앙은행의 긴축과 부채 한도 협상, 파산위기에 직면한 중국 부동산회사 헝다그룹 등의 요인 때문에 투자자들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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