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6주 이후 낙태를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미국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이 6일(현지시간)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이날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의 로버트 피트먼 판사는 해당 법안이 대부분의 낙태를 금지해 헌법상 권리를 박탈했다며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렸다.
113쪽에 달하는 결정문에서 피트먼 판사는 공화당 의원들이 환자들이 낙태를 받을 수 있는 헌법적 권리 행사를 막기 위해 “전례 없고 명백한 법적 계략을 꾸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법안이 발효된 순간부터 여성들은 헌법이 보호하고 있는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불법적으로 차단당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른 법원이 이 결정을 피해갈 방법을 찾는 것은 그들이 결정할 일”이라면서 “이 법원은 이토록 중요한 권리에 대해 가해지고 있는 모욕적인 침해를 하루라도 더 허용할 수 없다”고 썼다.
하지만 의사들은 일시적인 효력 정지가 아닌 정식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여전히 고소를 당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에 텍사스주 내에서 낙태가 즉각 재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텍사스 주정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전에 낙태법 발효를 허가했던 제5 미 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공화당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서명해 지난 9월 1일 시행된 해당 법안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 이후에 대해 사실상 모든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성폭행 피해로 인한 임신의 경우도 예외로 두지 않았다. 의료 비상 상황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또한 법을 위반해 낙태를 하는 의료진을 신고하는 경우에는 1만달러(약 1200만원)의 “현상금”을 지급한다.
이에 조 바이든 행정부는 텍사스주가 여성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알렉시스 맥길 존슨 미국 가족계획연맹 대표는 “지금까지 한 달이 넘도록 텍사스 시민들은 절대 시행되어서는 안 될 위헌적인 법률 때문에 낙태를 할 수 없었다”면서 “오늘 법원의 결정은 진작 내려졌어야 했다. 빠르게 움직여준 법무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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