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아르헨, 어린이 빈곤율 57.7%와 실업률 11%
“김치는 좋아하지만 이게 꼭 필요했나”
아르헨티나 상원이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공식 제정한 가운데 현지에서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각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빈곤 문제 등 더 시급한 현안을 두고 이 같은 제정을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열린 전체회의에서 아르헨티나 상원은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을 47명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원 표결, 대통령 서명 등을 거치면 김치의 날은 공식 기념일이 된다.
11월 22일은 한국김치협회가 주도해 세워진 김치의 날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이날을 김치의 날로 제정하기도 해 화제가 됐다.
아르헨티나 김치의 날 제정을 주도한 여당 소속 마그달레나 솔라리 칸타나 상원 의원은 표결을 앞두고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보물이자 상징이며 우리가 한국과 수교를 시작한 지도 59년이 지났다”며 “한국과의 우호 강화를 위해 김치의 날을 제정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날 솔라리 칸타나 의원은 김치 만드는 법과 효능에 대해서도 부연했다고 한다.
다만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현지 반응은 냉담하다.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은 “아르헨티나 사회가 기록적인 수준의 아동 빈곤을 겪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빈곤, 코로나19 문제) 가운데 솔라리 칸나 의원은 1년 반 만에 열린 대면 회의에서 한국 요리인 김치에 대해 연설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 집계 결과 지난해 하반기 기준 아르헨티나 빈곤율이 42%로 조사됐다. 2019년 하반기와 비교해 6.5%포인트가 늘어난 수치로 최근 유엔 산하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가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중남미 빈곤율 33.7%보다도 높다. 특히 14세 이하 어린이의 빈곤율이 57.7%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누리꾼들도 트위터를 통해 “김치는 좋아하지만 이게 꼭 필요했나” “(아르헨티나) 인구 절반은 빈곤에 시달리고 있고 실업률은 11%인 상황에서 상원이 김치의 날 법안을 가결한 게 말이 되나”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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