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소수의 병력을 대만으로 보내 최소 1년간 대만 군인들과 군사 훈련을 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중국 정부가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중국은 국제사회를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면서 대만도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대만에 미국이 병력을 보낸 것은 중국의 영토를 침해한 것이라는 얘기다.
월스트리저널(WSJ)은 7일(현지 시간)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 특수부대와 소수의 해병대 병력이 대만 군을 훈련시키기 위해 최소 1년간 대만 현지에서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해왔다고 보도했다. 약 20명의 미군이 대만의 지상군과 해병대 훈련을 지원해 왔다고 한다. 병력 규모는 작지만 미군의 대만 파병은 유사시 미군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여지를 열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시위와 함께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까지 제기돼온 상황에서 대만의 방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첨단무기 판매를 승인하며 대만 군사력 확충을 지원해왔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군 병력의 대만 내 훈련과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미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이며, 미국과 대만의 단교·조약 폐기·철군 등 3원칙은 중국-미국 수교의 전제”라며 “미국은 대만 문제가 매우 민감하고 위험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물론 대만과의 군사 관계를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은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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