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가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8일 장중 한 때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는 등 올 들어 64% 급등했다. 천연가스 가격도 지난 6개월 간 두 배로 뛰었고 난방용 기름 가격은 68% 올랐다.
에너지 가격 급등세는 인플레이션을 더 부채질하고 이로 인해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핀란드 노르디아 뱅크의 안드레아스 라센 애널리스트는 “올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 성장률은 3.5%에서 1.5%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기름 등 에너지 가격이 내년까지 40% 추가 상승한다면 내년 중반쯤 미국과 세계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의 고공행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국제유가가 내년초에 배럴당 80~90달러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체이스는 2025년이 되면 유가가 배럴당 19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WSJ은 “전체 소비자 지출에서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7%에 이른다”면서 “에너지 비용 지출은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너지발(發)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0일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7%에서 0.1%포인트 낮은 5.6%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4.4%에서 4.0%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소비 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크고 반도체 공급난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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