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금융감독기관과 국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이례적으로 동시에 대규모 감찰을 개시했다. 중국 당국의 규제 칼날이 이번에는 금융 영역 전반을 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13일 중국 국영 중앙(CC)TV는 “19차 중앙 순시(감찰)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은행보험감독관리위윈회(은보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를 비롯한 25개 금융감독 기관을 상대로 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은보감회는 중국 은행보험업을 통일 관리감독하는 최고 기구이고, 증감회는 증권, 선물, 사모투자 등을 총괄하는 최고 기구다.
CCTV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현장 감찰조직인 중앙순시공작영도소조(중앙순시조) 소속 제6순시조는 현재 증감회에 상주해 조사를 개시했다.
이밖에 제7순시조는 최근 중국 4대 자산관리회사에 포함된 둥팡자산관리지주회사와 신다자산관리회사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고, 제8순순시조는 국영 정책은행인 국가개발은행과 농업발전은행에 상주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관련 조사는 12월 중순까지 약 2개월간 실시된다.
중국 공산당 감찰 최고 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는 중앙순시조 상주 조사 제도를 운영해 왔지만, 여러 순시조가 동시에 여러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아울러 이번 감찰은 이들 금융감독기관과 국유 금융기관들이 헝다(에버그란데), 알리바바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 등 주요 민영 기업들과 부적절한 유착 관계가 있는지를 밝혀내는 데 초점이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규모 감찰이 금융 부문을 겨냥한 대규모 ‘정풍운동’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월 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앙기율위가 인민은행, 은보감회,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 등 25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당국은 중국 국영은행과 다른 금융계 유력 은행들이 거대 민간 기업들과 유착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면서 “헝다, 앤트그룹, 디디추싱 등 과 금융기관 간 연계가 집중 조사 대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래 금융 부문에 대한 가장 강도 높은 조사”라고 강조했다.
금융기관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는 이미 예고됐었다. 앞서 지난달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금융기관에 대한 중국 중앙정부의 규제는 지난달 이미 예고됐었다. 중앙순시조 조장을 맡고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인 자오러지 중앙기율위 서기는 지난달 26일 “중국 금융 부문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전면적인 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알리바바 설립자 마윈은 지난해 10월 한 포럼 연설에서 중국 금융당국을 공개 비판한 이후 당국은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후 교육업, 연예계 등으로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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