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야당이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탄핵 절차에 착수했다고 13일 AF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3일 공개된 판도라 문건에서 광산회사 매각 비리 관련 세부사항이 공개되면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이달 초 공개한 판도라 문건에는 세계 각국 전·현직 지도자 및 정·재계 인사들의 역외 탈세 내역이 담겨 논란이 됐다.
여기엔 피녜라 대통령이 첫번째 대통령 재임 첫해인 2010년 칠레 도밍가 광산 매각 관련 거래 내역이 포함됐다. 수십억달러 자산가이자 기업가 출신인 피녜라 대통령이, 계약에서 가족 관련 회사에 유리한 규제 조건을 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칠레 법원은 2017년 해당 매각 건을 검토한 뒤 기각한 바 있다.
피녜라 대통령은 2018년 대통령에 재당선돼 두번째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탄핵안 처리에 참여하는 중도좌파연합 소속 하이메 나랑호 사회당 의원은 “피녜라 대통령이 대놓고 헌법을 위반했다”면서 “국가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계약의 모든 세부사항들이 이미 검토됐으며, 어떤 부정행위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으로 내달 21일 있을 대통령 선거과 총선거를 앞두고 진보 진영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로이터는 관측했다.
탄핵안의 상원 통과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절차를 진행하려면 하원에서 과반인 78표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칠레 하원 의석은 총 155석 중 연립여당 69석, 중도좌파연합 48석, 진보 성향의 존엄성인정연대가 27석, 그 외 11석으로 배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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