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05년부터 16년간 집권했으며 곧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13일 화상 회담을 가진 후 메르켈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극진히 예우했다. 메르켈 총리가 재임 중 중국을 12차례나 방문했고 미중 갈등에서도 일방적으로 미국 편만 들지 않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켈 총리는 주독 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등을 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와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14일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전일 시 주석과 메르켈 총리가 화상 회담을 가지면서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시 주석은 공개석상에서 거의 웃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날 이례적으로 시종일관 미소를 지었다. 런민일보는 “메르켈이 재임하는 동안 중국과 독일의 관계는 물론,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관계도 매우 돈독해 졌다”고 평했다. 특히 시 주석이 “중국인은 정(情)과 의(義)를 중시하고, 라오펑유를 잊지 않는다. 중국의 대문은 언제라도 당신을 향해 활짝 열려있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서로 알려면 상대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人之相識 貴在相知, 人之相知 貴在知心)’는 맹자의 구절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또 메르켈의 재임 중 중국과 독일은 ‘제로섬’ 게임을 피하고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치하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메르켈이 주요국 지도자 중 중국을 가장 많이 방문했으며 실용적인 대중국 정책을 펼쳤다고 호평했다. 2005년 11월 취임한 메르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9월까지 총 12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같은 기간 시 주석은 세 차례 독일을 찾았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사태 후 전화와 화상 회담으로 접촉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에만 5번 교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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