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기시다, 야스쿠니에 공물 봉납… 韓외교부 “깊은 실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8일 03시 00분


日언론 “韓中반발-보수층 의식
아베-스가의 간접 참배 답습한듯”
기시다 “원전 오염수 방출 못미뤄”

1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봉납한 공물 ‘마사카키’에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왼쪽 나무 명패)라고 적혀 있다. 도쿄=AP 뉴시스
1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봉납한 공물 ‘마사카키’에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왼쪽 나무 명패)라고 적혀 있다. 도쿄=AP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7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4일 취임 후 처음이다. 한국,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직접 참배하지는 않으면서 중의원 총선(10월 31일)을 앞두고 보수층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공물을 보내 간접 참배하는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NHK에 따르면 17, 18일 야스쿠니신사의 가을 제사를 맞아 기시다 총리는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보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이다. NHK는 “기시다 총리는 지금까지 공물을 보낸 적이 없고, 이번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의 대응을 답습한 것”이라며 “가을 제사 기간에 참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직접 참배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한국, 중국과의 외교 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베 전 총리는 2차 집권기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그 이후로는 재임 기간 내내 종전기념일(8월 15일)과 봄, 가을 제사 때 공물만 봉납했다. 스가 전 총리도 재임 기간 직접 참배 없이 공물만 보냈다. 다만 둘 다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직후부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17일 스가 전 총리는 퇴임 후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 참배했다. 스가 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총리 퇴임 13일 만이다. 아베 전 총리는 앞서 14일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지난해 9월 퇴임 후로만 5번째 참배였다.

한국 외교부는 17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새 내각 출범을 계기로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17일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한 뒤 기자들에게 “많은 (오염수) 탱크가 서 있는 모습을 보고 (해양 방출을) 미룰 수 없다고 통감했다.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염수를 2023년 봄부터 해양 방출한다는 일본 정부 방침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기시다#야스쿠니 공물 봉납#깊은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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