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에서 ‘절반의 성공’을 이뤄낸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비약적인 우주과학 기술 발전에 주목했다.
21일 오후 5시 누리호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16분 7초께 위성모사체 분리에 성공했으나 마지막 단계인 모사체를 분리해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는 못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전 세계는 누리호의 실패보다는 한국의 비약적인고학 기술 진전에 주목했다.
미국 CNN 방송은 “누리호는 한국 최초의 자체 개발 로켓으로 미래 인공위성과 임무 등 다양한 문을 열었다”면서 “이번 임무가 성공적이었다면 한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1톤 이상의 위성을 탑재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나라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한국은 지금까지 북한에 대한 위성 정보를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해왔다”면서 “자체 발사체를 보유하는 것은 한국이 첩보 위성을 보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미션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한국은 군사 미사일 능력과 민간 프로그램 모두에서 진전을 이루면서 중국과 일본의 우주 프로그램을 따라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우주 프로그램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면서 군사 및 민간 미사일 능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누리호 비행 과정을 전하면서 “전쟁의 잿더미에서 벗어나 세계 12위 경제대국이 된 한국은 스마트폰과 메모리 칩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본거지”라고 소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의 우주 기술 발전으로 군비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보냈다.
영국 BBC는 “북한과 한국간 군비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로켓을 성공적으로 우주에 보낸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면서 “한국은 누리호를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데만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 실험은 한국이 진행 중인 무기 개발 확대의 일부로 볼 수 있다. 탄도 미사일과 우주 로켓은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달 15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이어 이달 1일 국군의날 육해공군 상륙작전 시연,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아덱스 2021)’까지 연달아 진행했다.
북한 역시 최근 들어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비롯해 다양한 무기 실험을 실시, 올해 무력시위를 여덟 차례나 진행했다.
한편,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1989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설립되면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향후 한국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할 경우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위성을 자력 발사할 수 있는 7개국 중 하나로 올라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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