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사우디아라비아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가 현재 사우디를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6)에 대해 ‘사이코패스(반 사회성 성격장애)’라며 2014년 당시 삼촌인 사우디 국왕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CBS 방송이 25일 보도했다.
CBS방송 인터뷰에 응한 사우디 정보국의 2인자였던 사드 알자브리(62)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4년 당시 사우디 정보국 수장이던 무함마드 빈 나예프 전 왕세자(62)와 만나 자신이 아버지를 위해 국왕이자 삼촌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러시아에서 온 독 반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나는 국왕을 암살하고 싶다. 그와 악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알자브리는 왕실에서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여겨 회의가 열렸고, 이를 촬영한 영상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알 자브리는 “복사본 2개가 있으며 그것들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사건에도 무함마드 왕세자가 노렸던 당시 국왕은 자연사했다. 당시 국왕이었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전 국왕은 2015년 폐렴으로 인해 91세로 사망했다. 이후 무함마드 왕세자의 아버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85)이 왕위를 계승했지만 고령으로 현재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실상 사우디를 통치하고 있다.
알자브리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정적인 빈나예프 전 왕세자 편에 섰다가 2017년 캐나다로 도피했다. 그는 자신을 겨냥해 2018년 10월 사우디에서 보낸 암살자 6명이 캐나다로 왔다가 추방됐다고도 주장했다. 알자브리는 “빈 살만이 나의 죽음을 원하기 때문에 나는 어느 날 죽을 수 있다”면서 “무한한 자원을 가진 중동의 살인마 사이코패스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다”고 했다.
당초 미 정보기관 관계자는 알자브리가 이 인터뷰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CBS에 말했지만 알자브리는 인터뷰 자리에 나왔다고 한다. 알자브리는 자신의 자녀 2명이 현재 사우디의 감옥에 있으며 사위는 해외에서 납치된 뒤 사우디로 송환돼 100대 이상의 채찍을 맞는 등 고문당했다고 주장했다.
알자브리의 이 같은 인터뷰에 대해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알자브리가 자신의 금융 범죄를 숨기기 위해 오랫동안 사실을 조작해온 인물이라고 반박했다. 또 믿을 수 없는 전직 관료라고도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카슈끄지 암살사건의 배후에 빈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보고서를 공개하며 사우디에 제재를 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