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탄소 중립 도달 시기를 2050년으로 못 박는데 실패한 가운데 러시아가 “2050년은 마법의 날짜(magic date)가 아니다”며 206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후 “러시아는 2050년이 논쟁의 여지가 없는 마법의 날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누구도 2050년이 모두에게 의무적인 기준이 된다고 설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이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고 해서 다른 국가들이 나름의 포부를 가질 권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우리는 얄팍한 약속을 따르길 원하지 않으며, 우리 나름의 계산에 근거해 탄소 중립 달성 시기를 2060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방국들의 2050년 목표를 “포퓰리스트의 주장”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세운 목표는 이것과 달라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안에 2050년 목표가 제시된 배경도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문제는 공동선언문 초안이 G7에서 사전 동의를 받은 뒤 이번 G20 정상회의에 제안됐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다른 G20 회원국과 국제 사회 전체에 무례를 범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 협상 속임수를 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재차 비판했다.
한국을 포함한 G20 정상회의 참석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 등 주요 합의는 이루지 못해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탄소 중립 달성 시기 역시 초안엔 2050년이 제안됐지만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대로 ‘21세기 중반 즈음’으로 명시하는데 그쳤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를 콕 짚어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라브로프 장관이, 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신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각 대표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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