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옛 정부에서 일하던 전직 군인들이 미국한테서 버림을 받고 탈레반에 쫓기다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에 합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아프간 옛 정보 요원들과 정예 군인들이, (20년 만에 아프간을 다시 점령한) 탈레반에 대항하는 유일 무장세력 IS-K로 전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아프간 남동부 파크티아주 주도 가르데즈의 무기고를 관할하던 전직 정부군 사령관이 IS-K에 가담했다가 최근 탈레반군과의 교전에서 사망했다고 전직 아프간 정부 관리가 말했다. 이 관리는 또 자기가 알던 전 정부 군인과 정보 요원 여러 명이 탈레반에 집뒤짐을 당한 뒤 IS-K에 가담했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전 정부를 위해 일하던 전직 군경 수십만 명을 사면한다며 업무에 복귀하라고 했지만 대부분은 보복을 두려워해 나가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라흐마툴라 나빌 전 아프간 정부 정보국장은 “아프간에 남겨진 전직 군인들은 (다른) 저항군이 있다면 거기 가담했을 테지만 당장은 IS-K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카불 북부 판지시르에 집결했던 저항군은 9월 탈레반에 대패했다. IS-K가 신입 대원들에게 최근 상당한 액수의 돈을 주고 있는 것도 전향의 이유가 되고 있다.
IS-K가 전향자들의 정보 수집 기법과 군사 지식을 흡수해 힘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방 국가의 한 고위 관리는 2003년 이라크전쟁에서 패한 사담 후세인 정권의 장교들이 군 해체 뒤 알카에다 등 무장 세력에 합류했던 전례와 마찬가지 일이 벌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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