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예상외의 압승을 거둔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곧바로 우경화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정책 등 강경한 안보 정책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2일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이번 중의원 선거 결과로 “일본의 안보 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은 설명됐다”며 “이른바 적 기지 공격 능력의 보유를 포함한 모든 선택사항을 검토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적 기지 공격 능력은 적국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일본도 전투기나 지상 기지에서 발사하는 정밀유도미사일 등으로 적 기지의 미사일 거점을 공격해 무력화하는 능력을 갖추자는 것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퇴임을 앞둔 지난해 9월11일 총리 담화에서 제기해 이른바 ‘아베 정권의 마지막 숙원’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공약으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추진을 명시했다. 여기에는 아베 전 총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추진을 언급한 기시 방위상은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이다.
그러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전수방위(상대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 처음으로 방위력을 행사하고, 그 행사는 자위에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는 수동적 방위전략) 원칙 위배 여부이다. 이에 대해 자민당과 일본 정부, 일본의 보수층은 전수방위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탐지 능력과 실제 실행 가능성 유무도 논란이다.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기는 무척 힘들며, 사전 탐지한다고 해도 그 미사일이 일본을 갈 것인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공격한다면 한국과의 사전 협의 없이 가능한지 실행 가능성도 의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기시다 내각은 총선 압승을 바탕으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방위비 증액 등 중의원 선거 공약을 착실히 추진해 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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