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어린 소녀, 파르와나 말리크(9). 이미 이 아이는 지난달 24일 낯선 55세 남성에게 신부로 팔렸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말리크의 가족은 아프간 난민촌에서 생활하며 국제단체의 도움을 받고 소소하게 돈을 벌며 지냈지만 지난 8월 15일 탈레반의 점령으로 인해 경제적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국제단체의 도움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된 것.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된 말리크의 아버지는 결국 아이들을 파는 쪽을 선택했다.
말리크의 아버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몇 달 전에 12살 말리크의 언니도 팔았다”라며 “딸에게 정말 부끄럽고 미안해서 잠을 잘 수도 없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8명의 다른 가족이 굶는다”고 토로했다.
결국 말리크를 판 값으로 약 20만 아프가니(약 260만 원)을 받은 가족은 약 2~3달은 버틸 수 있다고 한다. 다만 그 이후는 장담하지 못한다고.
인권 운동가 모하매드 나임 나젬은 “날이 갈수록 어린 자녀를 매매하는 아프간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식량난이 심한) 겨울이 다가올수록 더 심하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약 68만 실향민, 난민촌 생활…식량난+일자리 부족
사실 아프간에서 15세 미만의 아동 결혼은 불법이다. 다만 난민촌에서 살고 있는 실향민이 늘어나고 국제경제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식량과 기본 생필품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남은 가족원을 부양하기 위한 매매혼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에 따르면 올해 약 67만 7000명의 주민이 내전으로 실향민이 되어 난민촌에서 살고 있다.
더불어 주중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아프간 인구 절반 이상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앞으로 수개월 안으로 5세 미만 영유아 300만 명이 급성 영양실조에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마우라와이 잘랄루딘 탈레반 정권 법무부 대변인은 “매매혼을 막기 위해 식량을 보급하고, 식량 보급 후에도 아이들을 팔면 투옥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앞서 탈레반은 여아들의 교육권도 보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여아들은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고 ‘신부’로 팔려 가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