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첫 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그는 외교 무대 데뷔가 좋은 형태로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3일 NHK와 지지통신,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연설한 후 기자들에게 “‘2050년 탄소중립’에 대한 일본의 강한 결의와 아시아, 더욱이 세계 탈(脫)탄소를 위한 우리나라의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세계로 발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과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유엔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시작으로 각국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일본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호주 정상과도 회담하고 인도, 스리랑카, 몽골 등 정상과도 간담 기회를 가졌다면서 “대면 정상 외교를 매우 좋은 형태로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COP26 연설에서는 일본이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보다 46% 줄이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더 나아가 50% 감축까지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발도상국에 최대 10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취임해 총리가 된지 약 한달이 된 그는 COP26 참석을 위해 영국에 약 8시간 정도 체류하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달 31일 일본 중의원 선거 직후라 당초 참석을 보류하려 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참석으로 생각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탈탄소에 힘을 쏟고 있는 미국, 유럽 등을 의식한 면도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세계로 재확산하고 있는 점도 의식했다. 외무성 간부는 지지통신에 “이번을 놓치면 대면 외교 기회는 당분간 한정된다”고 지적했다. 주목됐던 바이든 대통령과의 짧은 회담은 성사됐으나 문 대통령과의 개별 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일 정상은 접촉하지 않고 영국을 떠났다. 한미일 정상회담도 물론 이뤄지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연내 방미해 정상회담을 실시하는 데 대해 의견을 함께했다. 중국의 움직임을 염두에 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방침도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가 취임한 후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후 변화 문제 대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들에게 “가능한 빠른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과) 재회해 보다 차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회담의 장을 만들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연내를 포함해 가능한 빨리 (미일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에서 약 4년8개월 동안 외무상을 역임한 이력을 바탕으로 풍부한 외교 경험을 자부하고 있다. 중의원 선거의 과반 승리로 정권 기반을 구축한 그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정상 외교를 전개할 생각이다.
영국 일정을 마무리하고 일본으로 향한 기시다 총리는 국내 현안에 대해서도 집중할 생각이다.
그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타격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급부금을 “귀국 후 조속히 여당과 조정을 실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중의원) 선거 중에도 호소했던 코로나 대책, 경제 대책, 외교·안전보장 등에 대한 야당과의 논의를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내 정책에 대해 야당, 국민에게 이해를 받을 수 있도록 제대로 설명하고 정중한 논의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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