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결정이 붕괴 직전에 있는 아프간 경제를 더욱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이 나온다.
영국 BBC에 따르면 탈레반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 나라의 경제상황과 국익은 모든 아프간 사람들이 그들의 모든 무역에서 아프간 통화를 사용하도록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프간은 탈레반 집권 후 국제사회의 금융 지원이 끊기면서 경제가 어려워졌다.
그동안 미국 달러는 아프간 시장에서 널리 사용돼 왔다. 특히 달러는 파키스탄과 같은 아프간 인접 지역과 교역에 자주 사용돼 왔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이슬람 에미리트는 모든 시민, 상점 주인, 상인, 사업가 그리고 일반 대중에게 앞으로 아프간에서 모든 거래를 수행할 때 외화 사용을 엄격하게 자제할 것을 지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후 미국 연방준비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는 아프간 해외 자산을 동결했다.
이와 관련,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지난 10월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우리는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는 동시에 아프간 사람들에게 합법적인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방법을 찾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믿는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탈레반은 국가가 심각한 현금 위기에 직면함에 따라 해외에 있는 아프간 자산 동결을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
문제는 해외 자산 뿐 아니라 아프간에 대한 해외 원조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과거 해외로부터의 지원된 보조금은 아프간 공공지출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초 국제통화기금(IMF)는 아프간이 더 이상 이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세계은행도 아프간에서 진행하는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지난 10월 IMF는 올해 국가 경제가 30% 위축돼 수백만 명이 빈곤에 빠지고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간의 경제적 어려움이 이웃 국가인 터키와 유럽에 영향을 미치는 난민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아프간은 현재 심각한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밀 농사를 망치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가뭄, 분쟁, 코로나19로 인해 수백만 명의 아프간 사람들이 기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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