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경유) 차량 주행에 필수품인 요소 품귀 현상이 국내뿐 아니라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소수는 디젤차의 배출가스를 줄이는 물질이다.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뽑은 요소(암모니아)에 증류수를 섞어서 만든다. 유럽에선 천연가스를 이용한다. 그런데 천연가스 비용이 상승하다보니 암모니아 생산 채산성이 맞지 않게 돼 생산량이 줄게 됐고 요소수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유럽 현지매체들을 종합해보면 화학기업 바스프(BASF)는 높은 가스 비용 때문에 이미 지난 9월 말에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와 벨기에 앤트워프 공장에서의 생산을 중단했다.
또 지난달 중반에는 독일 최대 암모니아 생산업체 ‘SKW 피에스테리츠(Piesteritz)’가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탈리아에서 이 나라 최대 공장이 4주간의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상황은 유럽 전체로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헝가리에서도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해 수십만 명의 디젤 차량 소유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슬로바키아 인근에 있는 유럽에서 가장 큰 요소수 공장도 지난달 요소수 생산을 줄였다.
이에 일부에서는 요소수 사재기 사태가 발생했다. 헝가리 차량 운송협회는 요소수를 불합리하게 구매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슬로바키아 요소수 생산 공장이 독일과 이탈리아 공장에 이어 생산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대륙 전체에 요소수 물량 부족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면 유럽 전역의 공급망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고 크리스마스 전 쇼핑 성수기 등과 겹치면 상황은 최악을 맞이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이 전력난 가중으로 요소수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산 원료 수입에 의존했던 국내 물류망에 비상이 걸리면서 화물차 약 170만대가 요소수가 없어 발이 묶일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수를 생산했는데, 호주와의 갈등으로 인해 석탄 공급이 줄어 가격이 급등하자 이런 조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요소수는 지난 2015년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이 도입되면서 디젤차 운행에 있어 필수품이 됐다.
요소수는 디젤 차량이 배출하는 매연인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분해시켜준다. 2015년 1월부터 판매된 디젤차에는 요소수를 활용한 배출가스 저감장치(SCR)가 필수적이다. 사용 과정에서 요소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