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출발을 2분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임금 삭감 조치를 받은 일본의 한 열차 기관사가 회사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JR서일본철도’의 한 직원은 오카야마역으로 빈 열차를 수송할 예정이었다가, 다른 직원과 의사소통의 실패로 엉뚱한 플랫폼에 열차를 정차시켰다.
이 직원은 실수를 알아차리자마자 서둘러 오카야마역으로 열차를 운행했지만, 열차 도착 및 출발 시간이 예정돼있던 시간보다 각각 1분씩 지연됐다. 이 일로 회사 측은 ‘늦은 2분간은 노동 실태가 없다’라며 해당 직원의 급여에서 85엔(한화 약 880원)을 공제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해당 직원은 오카야마 노동기준감독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감독서 측은 JR서일본철도에 ‘공제해선 안된다’고 시정권고를 했지만, 사측은 전면적으로는 양보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발차가 늦은 1분을 기준으로 급여에서 제했다.
그러나 그는 진정 결과에 불복하며 급여 공제를 거부했다. 그는 지난 3월 오카야마지방법원에 해당 사건을 접수하고, 1분 간의 임금 56엔(한화 약 580원)과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220만 엔(한화 약 2280만 원)을 포함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직원은 “실수에 대해 반성한다”면서도 “사람이 일하면서 벌어질 수 있는 실수에 대한 제재조치로 임금삭감을 사용하고 있다. 작은 실수가 계약 위반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JR서일본철도 측은 “열차 도착과 출발 과정에서 2분이 지연되는 동안은 근로자가 계약된 노동을 하지 않은 것과 같다”며 임금 공제가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노동을 제공하지 않은 경우 급여에서 해당 시간만큼 공제하는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철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열차가 예정된 시간과 다른 시간에 출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2017년에는 한 열차회사가 예정된 시간보다 20초 일찍 출발한 것에 대해 ‘심각한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한 사례도 있다.
이 사건을 접한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의 철도 서비스 운영과 관련해 사측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큰 일이 아닌 이상 임금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고, 또 다른 네티즌은 “이런 여유조차 없는 것이 일본의 특징이다. 이런 식의 조치가 생산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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