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국경지대 軍 배치 맞서… 러, 벨라루스 영공에 폭격기 띄워
폴란드, NATO 동맹국과 회의 소집… 벨라루스, 난민에 망명 패키지 판매
항공권-비자-월경안내 방법 포함
중동 난민을 둘러싼 벨라루스와 폴란드의 갈등이 러시아와 유럽연합(EU)의 힘겨루기로 번지고 있다. EU 회원국인 폴란드가 벨라루스 국경 지대에 1만5000명의 군 병력을 배치하자 벨라루스의 후원자를 자처하는 러시아는 벨라루스 영공에 자국의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켰다.
1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벨라루스 영공에 핵무기 탑재도 가능한 초음속 전략폭격기 ‘Tu-22M3’ 2대를 띄워 양국의 연합 방공 체계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과 비공개 회의를 소집했다. 나토 회원국은 폴란드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EU 또한 중동 난민을 조직적으로 유럽에 데려오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벨라루스 항공사 및 여행사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폴란드를 돕는 데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10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벨라루스가 국영 여행사를 동원해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들에게 EU행 ‘망명 패키지’를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1인당 수천만 원에 판매되는 이 상품에는 중동 등 세계 각국에서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까지 올 수 있는 항공권, 벨라루스 비자, 폴란드로의 월경 안내 방법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당국은 벨라루스가 이 같은 ‘난민 송출 장사’를 통해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벨라루스와의 무역 및 교류 중단, 국경 전면 폐쇄 등의 조치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또한 11일 “EU가 추가 제재를 부과하면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수송을 끊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0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만나 “EU 국경 보호를 위한 물리적 기반 시설을 EU 재원으로 마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은 중동 난민의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해 EU 전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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