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조커’ 분장을 한 남성이 저지른 ‘게이오선 무차별 칼부림 사건’ 여파가 거세다. 한차례 모방 범죄까지 발생하자 각 방송사는 영화 ‘조커’의 방영을 꺼리는 분위기다.
11일(현지시간) 도쿄스포츠 등 현지 언론은 “게이오선 무차별 칼부림 사건 이후 영화 ‘조커’가 창고에 완전히 갇히게 됐다”라며 “흉악범죄의 뜻밖의 여파”라고 전했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이제 ‘조커’의 지상파 방송은 무리다. 영화에서는 조커가 기차 내에서 사람을 살해하는 장면이 있다. 게다가 유사 범죄가 일어나는 등 흉행이 잇따르고 있다. ‘조커’는 완전히 창고행이다. 이제 ‘조커’가 방송에 나오면 ‘범죄를 조장할 생각이냐’라며 비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람 등급이 높아 원래도 지상파 상영이 어려웠을 작품이지만, 워낙 인기작이라 시청률 등을 고려해 상영될 수 있었다. 그러나 (사건 이후) 이마저도 어려워지게 됐다”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저녁 8시경 일본 도쿄 지하철 게이오선을 주행하던 열차에서 주변 승객들에게 칼을 휘두르고 열차를 방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 핫토리 쿄타(24)는 주변 좌석에 앉아 있던 70대 남성 승객을 칼로 찌른 후 주변 승객들에게 칼을 휘둘렀다. 이어 5호 칸 부근에서 미리 준비한 기름을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으나 이 사고로 17명이 다쳤다.
쿄타는 범행동기에 대해 지난 8월 6일 발생한 오다큐센 전동차 흉기 난동 사건을 모방했다고 진술하면서 “많은 사람을 죽여 사형당하고 싶었다”라고 말해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지난 8일에는 구마모토현 구간을 달리던 고속열차 규슈 신칸센 객차에 불을 내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현행범으로 체포된 용의자 미야케 기요시(69)는 “‘게이오선 무차별 칼부림 사건’을 보고 범행했다”라고 진술했다.
이처럼 최근 일본 사회 내 ‘묻지마’ 모방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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