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금수저’가 자신의 고급 승용차를 들이받았다는 이유로 대학생을 때려 혼수상태로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대만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벽 타이중시에서 대학생 송모 씨(18)가 장모 씨(23) 등 2명에게 무차별 구타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송 씨의 승용차가 장 씨의 마세라티를 들이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음주 상태였던 장 씨 일행은 야구방망이로 송 씨를 무차별 폭행했다. 뇌출혈이 발생한 송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폭행을 가한 장 씨는 대만 식품제조업체 바이꾸이식품 사장의 아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장 씨가 몰던 마세라티 차량은 그의 어머니 명의로, 358만 대만달러(한화 약 1억 5000만 원) 상당의 고급 차다.
장 씨와 함께 동석한 친구들도 모두 대만의 ‘금수저’로 드러났다. 운전자 리모 씨(25)와 동승자 천모 씨 역시 사업가 집안 출신으로, 셋은 주점에서 술을 마시며 알게 된 사이로 알려졌다.
송 씨 지인들은 “장 씨 일행이 송 씨의 머리를 필사적으로 때렸다”라며 “경찰에게는 ‘쌍방 폭행’이라고 주장했다”라고 말했다. 폭행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금수저들’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바이꾸이식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악성 댓글이 쏟아졌고 구글에서는 ‘별점 테러’를 당했다.
결국 장 씨 아버지는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금수저’가 아니다. 과거 아들이 실수했을 때 엄하게 훈육했지만, 이것이 폭력적인 성향으로 이어졌다”라며 “피해자와 가족, 사회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홈페이지에도 사과문을 올려 “자녀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들이 큰 죄를 저질렀다. 아들이 법에 따른 처벌을 달게 받도록 하고 피해자와 가족에게 치료비 등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장 씨의 부모는 송 씨가 입원한 병원에도 직접 찾아가 무릎 꿇고 사과했지만 송 씨 측은 “그런 사과는 아무 소용 없다. 병원을 찾았다는 이유로 기회를 줄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경찰은 장 씨 일행을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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