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강력한 ‘1인 통치체제’ 다지기… 美와 패권경쟁 거세질듯”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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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중전회서 ‘시진핑 당 핵심’ 재확인

시진핑 신화뉴시스
시진핑 신화뉴시스
11일 중국공산당을 이끄는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에 이어 공산당 역사상 세 번째 ‘역사결의’가 채택되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사실상 중국의 3대(大) 지도자에 올랐다.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지위가 재확인되면서 3연임(장기 집권)을 넘어 시 주석의 강력한 1인 통치 체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신들은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시점에 시 주석에게 막강한 힘을 실어준 6중전회 결과를 전하면서 지나친 권력 일원화가 가져올 위협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12일 “6중전회가 채택한 역사결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행동지침서”라고 규정하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로 대표되는 시진핑 사상을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가 개최한 ‘6중전회 정신 설명회’에서도 이 같은 논조는 계속됐다. 왕샤오후이(王曉暉) 중앙선전부 부부장(차관급)은 “중국공산당은 9500만 명 당원과 56개 민족, 14억 명 인구를 이끌고 있다”면서 “대국을 이끄는 당 중앙에 핵심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6중전회가 시 주석의 3연임을 넘어 1인 통치 체제로 가기 위한 기초 작업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는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내년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핵심’이 강조된 것은 내년 새 공산당 지도부는 시 주석 중심의 강력한 1인 통치 체제가 될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의 3연임 확정은 이미 기정사실화됐고 이후 통치 체제는 그동안 중국공산당이 해 오던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 체제로 갈 것이란 전망이다. 베이징의 독립 정치학자 우치앙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6중전회는 21세기에 새로운 전체주의 시스템의 탄생을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장기 집권과 권한 강화가 중국의 전체주의와 권위주의를 비판하며 동맹국들과 대중 견제 전선을 구축해 온 미국의 행보에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도 대만을 비롯한 민감한 외교 안보 현안들을 놓고 미국에 한층 강경한 태도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6중전회 결과가 중국의 공세적인 대외정책에 더 힘을 실어 결과적으로 향후 미중 관계에 수년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샌디에이고대의 빅터 시 교수는 “시 주석은 매우 호의적인 내용(보고)에 점점 더 둘러싸이면서 세계의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이해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그는 점차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에는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른 몰이해와 오판은 앞으로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나친 권력 일원화로 인해 시 주석의 가장 큰 위협은 결국 시 주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 주석은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화상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시 주석의 위상을 확고히 한 6중전회 직후여서 시 주석은 한층 높아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마주 앉을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전직 외교관이자 중국 전문가인 찰스 프리먼은 “힘을 가진 위치에서 누가 누구에게 먼저 접근하느냐의 문제라고 할 때 시 주석이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과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공개한 6중전회 공보에 따르면 시 주석의 홍콩과 대만에 대한 대처가 훌륭했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다”면서 “앞으로 이 두 지역에 단호한 태도를 견지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시진핑#1인통치체제#중국공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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